베트남 나트랑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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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에도 푸꾸옥엘 다녀왔는데, 지난주에 베트남 나트랑을 또 댕겨왔다. 일주일 일정. 고향 친구넘들과의 단체여행 3박 4일에 개인 일정 3박 4일을 붙였다. 달랑 3박4일(정확하게는 거의 2박4일) 여행하자고 5시간 비행기 타는게 너무 돈 아까워서 개인 일정을 붙였던 건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거 안 붙였음 너무 힘들었을듯.
홀로 비행기를 타고 새벽에 도착을 했는데, 또 마침 업무 일정이 바뀌어서 그날 웹서비스 하나 오픈. 어디 여행만 가면 일 복이 터지는 징크스가 있으니 이번에도 역시나 하긴 했다만, 도착하는 날부터 밥 먹고 일하고 밥 먹고 일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만큼 몸은 힘들었다. 대신 뭐 일하는 책상 바로 옆으로 멋진 바다뷰가 나오는 숙소였어서 그건 또 좋았고.
친구들과의 여행은 총평부터 하자면...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였다. ㅎㅎ 몇년 전 친구놈들의 단체 여행에 참여하지 않았던 이유도 같은 이유였는데, 이번엔 내가 무슨 바람이 불어서 간다고 했는지... 후회를 많이 했다. 무엇보다 단체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 자체가 내 성정에 전혀 맞지가 않았다. 여행?을 가면 의례 술집과 맛사지집등의 유흥업소를 빽빽하게 순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녀석들과 나는 애초부터 컨셉이 맞지 않는다. 감정적 소모전도 있었고, 결국 늙그막에 싸우기도 하고. 흐이그... 지금 생각해도 창피하네. ㅠ
뭐 이제라도 다시 잘 배웠으니 된거지. 여행은 절대로 떼지어 다니는건 아니라는것. 아무리 고향친구들이라도.
숙소가 중심가에서 좀 떨어진 곳에 위치한 지라 밥먹을때는 그랩 바이크를 이용했다. 처음 타보는 건데 다들 너무 친절하고, 고맙게도 만나면 잘 웃어주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경험. 아자씨들 뱃살 잡고 다니는게 서로 무안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돈 아끼겠다고 얻었던 바다뷰 숙소. 너무 좋았고, 직원들 다들 친절했고, 조식도 가격 생각하면 훌륭했다. 오히려 뒤에 친구들과 얻었던 1박에 50만원(8명이었으니 인당 6만원인가.) 숙소보다 좋은 기분을 들게 하는 숙소였다. 저 책상에 앉아서 열심히 코딩하고, 힘들면 침대에 벌러덩 누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을 이번에도 되뇌였다. 다행히 서비스 오픈은 잘 진행되었고, 둘째날 부턴 잠도 잘 잤다.
숙소엔 사이드로 작은 테라스가 있었다. 거기 나가서 잠깐 잠깐 멍때리기도 하고.
홀로 지내던 날 마지막 날엔 저녁에 한시간 정도 바닷가를 걸었다. 걷는 사람들 엄청나게 많았고, 오토바이와 자동차 소음으로 시끄럽긴 해도 바람이 잘 불어서 덥지 않고 시원했다.
아, 제주도보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곳이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나트랑은 바람이 정말 어마무시하게 분다. 겨울에 여행가면 야외 수영은 거의 못한다고 봐야 할듯. 물에 들어가긴 바람때문에 너무 춥다. 적어도 무이네 정도는 내려가야 아마 (우리기준) 겨울에도 수영하는데 무리가 없을듯.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싶었는데, 숙소 근처엔 그런 커피집이 없었다. 몇군데 헤매다가 그냥 가까운 현지 커피집에서 망중한. 진하디 진한 커피인데, 그렇다고 속이 아플 정돈 아니었다. 커피를 시키니 저렇게 차도 한 잔 내주더라. 속쓰리지 말라고 그러는 건가? 차도 맛있었음.
오징어 어묵 쌀국수 집. 어쩔수 없이 검색해서 식사를 하다보니 리뷰 많이 달린델 찾게 되고, 그러다 보니 저렇게 한글 메뉴판도 있는 집엘 가게 된다. 야채 듬뿍 올려서 사이공 맥주랑 맛있게 먹었다. 한번 더 가야지 하다 못감.
반미도 많이 먹었다. 마지막 날엔 나가기 귀찮아서 배달로 먹었다. 배달료도 저렴하고, 오토바이가 어디쯤 왔는지도 볼 수 있어 우리나라 배달의 민족보다 낫더라. 요즘 배달의 민족으로 치킨 시키면 다 식어서 온다. 배달료는 오르는데;; 뭐 배달 아자씨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 여러개 한번에 배달하느라 그러겠지.
매일 매일 달도 보았다.
빈펄 골프링크 숙소. 1박 50만원인데 많이 낡았다. 리뷰 대로 곰팡이 냄새가 심했음. 난 단체 여행을 가더라도 잠은 편하게 자고 싶은데, 녀석들(중 목소리 큰 녀석은) 그러면 여행 가는 의미가 없다고. 다같이 모여서 밥도 같이 먹고, 술도 같이 먹고, 맛사지도 같이 받고, 잠도 같이 자야 그게 여행이라고. ㅠ 함께 쓰는 거실에서 담배를 너무 펴대니 난 그것도 너무 힘들고;;
수영장 관리가 잘 안되고 있는것도 아쉬웠다. 두개의 수영장중 제일 큰 데가 저기. 물 속에 이물질이 많고 타일도 군데 군데 깨져있더라. 야외 수영장이니 그러려니 하긴 한다만, 지난 겨울 푸꾸옥의 수영장은 안그랬던것 보면 관리의 문제가 맞음.
그래도 숲 뷰가 있어서 좋았다. 저 개인 수영장은 한 번도 쓸일은 없었지만 친구놈들 몇 놈은 그래도 저기서 첨벙 첨벙 잘 놀더만. 그러면 된거지. 직원들은 다들 친절했고, 카트 운전하는 직원 한 명과는 이런 저런 이야길 하며 친해져서 다음날 만나니 반갑게 인사도 건네주고.
베트남이 한국인들에게 여행지로 각광 받는건 지리적 가까움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착한 성정 때문인건 아닌가 싶다. 현지 식당을 가봐도 바글 바글 거리는 인파속에서 직원들이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손님들에게 항상 웃는 얼굴로 대하더라. 일본식으로 뭔가 가려진 느낌 같은게 없고, 그냥 웃음 자체가 꾸미지 않은 그런 느낌적 느낌. 베트남이 이번으로 네번째인데, 베트남 여행에서 현지인들 때문에 기분 나빴던 기억이 없다.
이렇게 여행 마무리. 다툼은 있었지만 그래도 더 큰 일은 없이 마무리 되어서 다행. 대신 앞으론 단체로 뭘 하는건 안해야 겠단 큰 배움을 얻었으니 그것도 나름 괜찮은 수확이다.
나이가 들면서 개인적으론, '남에게 피해주는것만 아니면' 싫은 일 참진 말자는 생각이 깊어졌다. 그렇다고 내가 뭐 대거리 하고 그런 성격은 못되니 그냥 조용히 피하자는 주의. 어떤 사람들(심지어 친구들도)은 그런 나의 생각을 말하면 도저히 이해를 못하더라. 어떻게 그렇게 사냐고. 왁자지껄하면서 으쌰으쌰 해야지. 하면서.
여기 속초 사는것도 벌써 6년인가? 사는 중인데, 여기서 술친구 한 명 없다는 것도 이해를 못하더라. 난 이게 편한데, 그들에겐 그게 또 뭔가 이상한 일인가 보다. 나대로 사는것도 참 쉽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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