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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언제 어디서 먹어도 무난하게 맛있는 베트남 하노이 여행 맛집, 반미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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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베트남] 언제 어디서 먹어도 무난하게 맛있는 베트남 하노이 여행 맛집, 반미 포

반미 포(Bánh mì Phố)

주소 : 'banh mi pho'라고 검색 시 하노이 전역에 다수

정신없이 좌충우돌했던 하노이에서의 첫째 날이 슬그머니 저물어 간다. 늦은 오후의 볕은 지평선을 향하고, 어느새 낮아진 빛줄기가 유유히 대지를 가르고 떠난 자리에는 한껏 붉어진 빛깔이 자취처럼 남기 시작했다. 무슨 말인고 하니, 밥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밥 먹으러 갑시다 밥.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하지만 거나하게 한 상 차리고 싶은 생각은 하나도 없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겪은 곡절이 많았던 탓이다. 지금 내가 바라는 것은 딱 두 가지다. 되도록이면 손가락을 적게 놀리고 싶고, 입으로 가져가는 일이 너무 번잡스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뭘 먹을까 생각하는 것도 일이라서 잠시 망연하긴 했지만 이내 정신줄을 부여잡고 두 다리에 힘을 싣는다. 그 무엇도 생각하고 싶지 않고, 모든 귀찮은 것을 배제하고 싶을 때는 여기 만한 곳이 없다. 그렇게 나는 출근길 스타벅스에 들르는 뉴요커처럼 익숙한 걸음으로 반미 포로 향했다.

언제 어떻게 즐겨도 좋은 집이다. 아침으로 먹어도 훌륭하고 저녁으로 먹어도 괜찮고 야식으로도 부담 없다. 내 생각에 진정 진가를 발휘하는 때는 갈 길 바쁜 아침이지만 오늘처럼 만사가 지치는 날에는 저녁으로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아무리 늦어도 아침 여섯 시 반이면 문을 열기 때문에 전투적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벗이다. 그리고 여행자의 발걸음이 자주 닿는 곳에는 웬만하면 이 집이 자리하고 있다. 덕분에 접근성도 좋다. 한국 돈으로 2천 원 하지 않는 저렴한 가격은 덤이다. 두 개 먹어도 5천 원 안 나온다. 마음껏 고르는 재미가 있고 돈 생각 않고 푸지게 먹는 재미가 있다.

무난함의 극치, 언제 어디서든 일 잘하는, 그야말로 반미계의 팔방미인이자 마당쇠라고 할 수 있는 반미 포다.

서브웨이와 비슷하지만 주문 방식은 훨씬 간단하다. 먹고 싶은 반미를 고른 뒤에 크기 고르면 끝이다. 재료를 넣고 빼는 것 가능하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무지성으로 'ok'만 외쳐도 꽤나 먹을 만한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니, 주문 방법을 몰라서 공포에 떨 필요는 전혀 없다.

혹 조금 더 풍성한 맛을 원하는 분들은 토핑을 추가할 수 있다. 메뉴판 우측 하단에 보이는 것들 중에서 원하는 걸 골라잡으면 된다. 언어를 몰라도 된다. 손가락으로 푹 찍기만 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푸짐하게 얹어주니 이 또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아마도 치킨 반미 작은 것과 콜라 하나를 시켰다. 사실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가계부에 적힌 금액만 보면 닭을 시킨 게 맞는데, 멀어져 가는 시간 속 혓바닥이 기억하는 맛은 내가 삼킨 것이 닭이 아니라 돼지라 이르고 있다.

딱히 중요하지는 않다. 뭔가를 시켰고, 큰 걸 달라고 했더니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하길래 어쩔 수 없이 작은 걸 주문했다.

치즈를 얹은 소고기 완자다. 반미 포에서 가장 잘나가는 '보↓ 느엉↑ 포- 마이-'에는 이 녀석이 한 무더기 들어간다. 보 느엉 포 마이가 무엇인고 하니 '그릴드 민스드 비프 위드 치즈 반 미'다. 한국말로 하면 치즈를 얹은 직화 소고기 반미.

혹 민스드라는 단어가 생소한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방금 전까지 내가 그랬다. 우리가 '멘치가스'라고 부르는 돈까스의 '멘치'가 '저미다'를 뜻하는 'minced'의 일본식 발음이다. 별 쓸모는 없는 지식이지만 까먹지 않기 위해서 굳이 기록하는 중이다.

아마도 치킨을 시킨 것이 맞는 듯하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 녀석만 이렇게 큼지막하게 담았을 리가 없다. 가계부에 찍힌 숫자도 그렇고 담아온 사진도 그렇고, 모든 정황 증거가 내가 먹은 것이 닭이라고 말하는 중이다. 나는 아마도 닭을 먹었나 보다.

사장님 닭 샌드위치 하나 푸짐하게 말아주십쇼. 1인분 같은 1인분이면 충분합니다.

콜라가 먼저 나왔다. 마음 같아서는 단숨에 들이키고 싶지만 반미랑 같이 먹어야 하기 때문에 잘 품고 있기로 한다.

혹 제로가 있었다면 한 캔을 단숨에 들이켜고 하나 더 시키면 되는데 이 집에는 제로가 없어서 아쉽게 됐다. 부디 다음 여행 때에는 반미 포에도 제로가 있었으면 좋겠다. 동네 아무 분짜 집에 들어가도 펩시 제로가 기본으로 깔려 있는 세상인데 말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소스를 아낌없이 투하한다.

베트남에서는 어딜 가나 음식에 재료 아끼는 법이 없어서 좋다. 바가지가 성행하는 관광지에서도 그런 적은 거의 없었으니, 그 무엇보다 먹는 게 중요한 분들에게 베트남은 꽤나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바게트가 넉넉하게 재료를 품고 나면 마지막으로 향하는 곳은 뜨끈한 오븐 속이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아주 짧은 시간 만에 한껏 구수한 반미가 되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생략할 수 있는지를 알려드리고 싶은데 물어본 적이 없어서 모른다. 나는 서브웨이에서도 항상 빵을 데워달라고 하는 인간이다. 그 탓에 단 한 번도 이 과정을 빼달라고 요청해 본 적이 없다.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여쭤보시길 바란다. 노 오븐 플리즈라고 하면 적당히 알아듣지 않을까.

주문에서부터 반미를 손에 넣기까지 노래 한 곡 들을 만큼의 시간도 필요치 않다. 신속함 역시 반미 포의 미덕 중 하나다. 뱃가죽이 등에 붙어 바삭하게 마르기 직전, 그야말로 백척간두와 같은 상황에서 나는 고소하게 익어가는 반미와 콜라 한 캔을 손에 쥔 채 자리를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한다.

아무거나 하나 골라잡으십시오.

원가 절감의 비결 중 하나인 듯하다. 어느 반미 포를 가든 비슷한 목욕탕 의자를 만날 수 있다. 살짝 궁상맞아 보인다는 단점이 있지만 나는 그런 것 따위 신경 쓰지 않는 여행자다. 혹 식사 시간만큼은 정갈하길 원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숙소로 가져가서 먹든가 이 집은 살포시 피하자.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편한 자리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아마도 닭이 들어간 샌드위치다. 큼지막하게 들어간 오이 덕분에 조금 더 먹음직스럽다.

꽤나 달달하고 적당히 바삭하다. 고기도 적잖이 들어가서 씹는 맛도 있고, 야채도 아낌없이 넣어준 덕분에 우물거리는 내내 상큼하다. 아주 무난하고 깔끔한, 딱 기대한 만큼 훌륭한 샌드위치다.

양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괜찮다. 한국 돈으로 1,800원밖에 안 한다. 모자라면 두 개 먹으면 되고 그걸로도 모자라면 세 개 먹으면 된다. 물론 나는 하나만 먹었다. 큰 거 하나면 딱 적당한데 작은 거 두 개는 애매하게 양이 많다.

어스름이 드리우기 시작한 거리 위의 풍경은 어째선지 조금 더 부산스러워진 듯하다. 사방에서 경적 소리가 끊이지 않고, 오토바이가 내뿜는 매연 탓에 거리 위의 매캐함은 도무지 가실 생각을 않는다. 다시 한번, 식사 시간만큼은 깔끔했으면 하는 분들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자.

하지만 나는 그런 것 따위 관심 없는 사람이다. 열심히 먹고 부지런히 먹었다. 정신 차려 보니 콜라 캔은 이미 비었고, 손에 쥔 것도 끄트머리만 간신히 남아서 애처롭게 부스러기를 흘리는 중이다.

그 짧은 사이에 어스름은 어둠으로 향하는 문턱을 넘었고 거리에는 광기 비슷한 무언가가 어리기 시작했다. 슬그머니 공포가 찾아든다. 떠날 때가 된 듯하다.

잘 먹었습니다.

자료 화면을 위한 설정의 일환일 뿐, 당연히 이렇게 버려두고 오지 않았다. 먹은 것은 매대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잘 갈무리했다.

다음에 또 만납시다. 잘 먹었습니다.

살짝 모자란 부분은 서클K에서 파는 초코빵으로 아낌없이 채워주었다. 기분 좋은 저녁이 비로소 완성되었다.

아주 무난하고, 언제 먹어도 훌륭하고, 웬만하면 실패할 일 없는 반미다. 나는 반미 포를 하노이 맛집계의 보험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최후의 보루이기도 하다. 일부러 찾을 필요는 없지만 눈에 띄었을 때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하기 좋은 집이다. 하노이 맛집계의 국밥, 반미 포는 그런 집이다.

반미 포의 반미는 언제 먹어도 맛있고 이 여행 가방은 언제 메도 유용하고 훌륭합니다.

여행하다가 답답해서 직접 만든 여행 가방입니다. 구경 한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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