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이안] 베트남 다낭, 호이안 여행 후 에피소드 복통 (20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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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 1. 로얄호이안 엠갤러리-2. 올드타운(오후, 모닝글로리)-3. 올드타운(밤의 등불, 야시장, 콩다방) -4.올드타운 (낮의 노란벽과 붉은 기와, 92스테이션 카페, 미쓰리)-5.올드타운 (두번 째 밤, 야시장, 굿모닝 베트남)-6.안방비치(Soul kitchen roastry)-7.올드타운의 사찰-8.여행 마지막 날 에피소드
숙소 (로얄 호이안 엠갤러리). 26도~29도, 여름날씨
드디어 베트남 다낭, 호이안 여행 마지막 글이다.
내 블로그는 여행 블로그가 아닌데, 이렇게 여행을 다녀오면 한동안 정체성이 가출을 한다.
나의 행보에 따라 성격이 시시각각 바뀌는 블로그다 보니 어쩔 수 없다.
여행기는 하루 한 개씩 올리려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내가 너~~~무 지겨워져서 빨리 마무리하자는 생각이 들어 하루 2개씩 올렸고 드디어 마지막 포스트다.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4월이면 끝이 나지만 연장 가능성도 있다. 연장되지 않더라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계약하게 되면 정말 정신 없어진다. 혹시 프로젝트가 연장되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연속해서 하게 되면 여행 가기 여의치 않을 듯하여, 기분전환 겸 베트남 다낭 여행을 급하게 결정했다.
여행 준비할 틈도 없어서 여름 날씨라고 하여 이것저것 생각나는 대로 추려서 가방에 넣었다.
내 업종 특성상 일이 몰려서 정신이 없기도 했고, 워낙 션파가 여행 일정을 꼼꼼하게 잘 짜고 준비성도 철저하다 보니 모든 준비를 션파가 다 했고, 출발 전 내가 아는 건 '다낭 간다' 이 한 가지였다.
출발하는 날 주요 보고가 있어서 일에 몰입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공항으로 가기 전날 밤을 새우고 나서 당일 9시 보고를 했다. 공항 갈 시간이 되었는데 난데없이 코트가 사라져서 황당했다. 찾아보니 화장실에 걸어두고 그냥 자리로 왔나 보다. 잠도 못 자고 일한 후유증이다.
비행기에서는 쓰러져 잤고, 베트남에 도착하고 나서야 션파 설명 들으며 여행을 만끽하기 시작했고, 호텔로 돌아와서 그날 찍은 사진도 정리하고 글도 조금씩 남기면서 낮 동안 궁금했던 것들도 찾아봤다. 이전에는 여행 돌아와서 사진, 글 정리하고 블로그에 기록했는데 시간을 꽤나 잡아먹어서 작년 미국 여행부터는 여행 기간 동안 짬짬이 이리 정리를 병행해 봤는데 꽤 좋았다. 여행지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되었고..
바쁜 틈바구니에 짬을 내어서 간 여행이라 더 달게 느껴진 듯하다.
우린 어지간하면 자유여행파인데, 매번 여행 갈 때마다 션파가 비행기, 호텔, 차량 예약에 여행 코스도 정하고 맛집도 알아온다. 언제부터인지 사진도 예쁘게 잘 찍어줘서 나로서는 최고의 관광 가이드가 함께 다니는 셈이다.
션파는 한국인에게 덜 알려진 숨은 곳도 깨알같이 찾아내거나 현지에서 바로 발길 닿는 대로 어딘가 들리기도 하는데, 이게 또 소소한 여행 재미를 준다.
먹는 것보다 보는 것을 더 좋아하는 데, 이번 여행은 먹거리로도 큰 만족을 주었다. 게다가 사진을 엄청 많이 찍어줘서 좋았다. 션파는 여행지를 눈으로 담는 걸 더 좋아하고, 나는 카메라에 담아서 돌아와 정리하고 글을 적으며 추억을 각인하는 스타일이다. 물론 내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한다. 평소 (내 기준에) 인색하게 찍어주더니, 이번 여행은 내 소원 풀어주려는 듯 많이 찍어줘서 더 신났다.
그러면 마지막 날 에피소드 이야기 (복통)를 좀 해야겠다.
원래 나는 위장병이 별로 없다. 10여 년 전 건강에 이상신호가 왔을 때 '낙지 알러지'가 생겨서 복통(복통이라고 한정 짓기 어려운 수준의 전신 통증이다)으로 고생한 게 다이다. 위장이 튼튼한 편이라 어디를 가도 먹는 데서 탈이 나 본 적도 없다. 반면 션파는 위장이 예민한 편이라 여행 갈 때 상비약을 챙겨간다.
그런데 놀 거 다 놀고 구경할 거 다 한 마지막 날, 낮부터 왠지 속이 편하지 않았다.
어디가 아픈 건 아닌데 아무래도 덜먹으면서 위장을 쉬게 해 주는 게 좋겠다 싶었다.
안방 비치를 갈 때까지는 멀쩡했는데 오후에 올드타운 다시 돌아와서 조금 걷는데 명치 쪽이 단단한 느낌이 든다.
시장 쪽을 지나가는 중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 마침 유료 화장실이 떡하니 나타났다. 어찌나 다행이던지. 괜찮은 듯해서 다시 거리를 돌아다니다, 저녁 무렵 식당을 가게 되었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몸에 힘이 축 처지기 시작했다.
명치 쪽 배에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점점 짧은 주기로 오기 시작했고 속도 살짝 니글거린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 모닝글로이 레스토랑이 너무 넓기도 했고 몸에 힘이 없어서 화장실에서 자리로 가는 것조차 힘들었다.
호텔로 돌아가야 하는데, 올드타운이 복잡한 거리고 차가 다니지 않는 길이어서 차를 부를 수도 없고 걸어가야 한다. 평소 같으면 가까운 거리인데 이 몸 상태로 걸어가야 한다니.. 암담했다.
션파 어깨 붙잡고 반은 기대다시피해서 겨우 호텔에 도착했다. 션파가 맡겨둔 캐리어를 찾는 동안, 나는 로비 소파에 드러누웠다. 잠시 쉬고 공항을 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토를 몇 번 하니 조금 시원해진 듯했으나 여전히 일어날 수가 없다.
벨보이와 호텔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와서 션파와 이야기하더니 베트남 약용 오일을 준다. 배에 문지르면 열이 나면서 좀 나을 거라고. 그러면서 따뜻한 물도 가져다준다. 친절하기도 해라.
혹시나 몰라서 핫팩을 가져온 게 있는데 배에 대고 있었다. 아무래도 배를 따뜻하게 해 주는 것이 좋을 듯하여.
거기에 션파가 챙겨온 지사제와 복통 약을 먹었다.
시간이 다 되어서 예약한 차량이 왔다. 이미 모닝글로리부터 정신줄이 오락가락했는데 차에 타고 나서부터는 기억이 없다. 차 안에서 눈을 감고 있었고 내내 배가 쥐어짜듯 아팠다 풀렸다 했다.
공항에서 도착하니, 일하시는 분들이 와서 괜찮냐고 도움이 필요하면 말하라고 했다.
션파가 짐을 붙이는 동안 의자에 빈 공간이 없어서 바닥에 앉아 있었는데, 근처에 서 있던 베트남 분들이 날 보더니 아까 호텔에서 본 베트남 오일을 건네주면서 배에 문질러 보라고 한다. 그러면서 주변 동료들과 말을 주고받는다. 보는 사람마다 너무 아파 보였나 보다. 정말 여행 동안 만났던 베트남 사람들 모조리 다 친절+친절.
고맙다는 말을 할 여유도 없이 그리 바닥에 앉아 있다가 션파가 와서 공항에 들어갔고 라운지 입장.
또다시 어떻게 라운지까지 갔는지도 기억에 없다. 여기서부터는 소파에 기대서 눈 감고 있었다. 몰랐는데 아픈 배 움켜쥐고 잠이 들었다 깼다 했나 보다. 그리 시간이 지나니 조금 나아졌다. 토를 하거나 화장실을 가고 싶은 건 없어졌고 쥐어짜는 통증만 남아있다.
비행기 타서는 안대와 귀마개를 했는데 다행히 내내 잘 잤다. 약이 그래도 조금 효과를 발휘한 듯하고, 핫팩으로 배를 따뜻하게 한 것도 도움이 되었다. 베트남 분들이 친절하게 건네준 오일 효과도 있었겠지.
목과 어깨가 아팠지만 잠을 계속 잔 덕분에 새벽에 서울 도착했을 무렵 꽤 나아졌다.
인천공항에서 집으로 가는 길은 이른 출근시간과 겹쳐 2시간가량 걸렸고, 역시나 또 잠을 잤다. 얼마나 힘들었던지 모든 기억이 드문드문이다.
나중에 션파 말이, 호텔에서 공항까지 가는데 깜짝 놀랐다고 했다.
차보다 오토바이 행렬이 더 많았는데 어떤 오토바이에는 아이들을 포함해서 일가족이 타고 있었고 또 어떤 오토바이는 가스통 같은 걸 싣고 가면서 핸드폰도 보더라는 거다. 짧은 치마, 긴 치마 입고 오토바이 운전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그 와중에 과속하는 오토바이까지.
내가 눈 뜨고 있었다면 신기하다고 사진이나 영상 찍었을 거라고 했다.
다행히 공항이 그리 넓지 않고 덜 번잡스러워 날 데리고 공항 라운지까지 가는데 그리 힘들지 않았으며, 라운지 안이 넓고 특이하게도 흡연실까지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그래, 좋으시겠지)
집에 와서는 짐 정리 간략히 하고, 샤워한 다음 좀 쉬어주었다. 출근하지 않고 하루 쉬기로 했다.
위장약 좀 더 먹고 아무것도 안 먹으니 한결 나아졌다. 다음날 설명회 일정도 잡혀서 컨디션 회복 차원에서 푹 쉬어주었다.
그런데 도대체 뭐 때문에 이리 아팠을까?
션파와 같은 걸 먹었는데 하나 차이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여러 잔 마신 것과 그 속에 얼음을 깨 먹거나 녹여 먹은 것 밖에 없다. 추운 겨울에서 더운 여름으로 갑자기 바뀐 상태에서 한여름에도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내가 찬 음료를 여러 잔이나 마신 게 위를 놀라게 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무튼 위장하나 튼튼하다고 자랑삼아 떠들었는데, 여행지 가서는 조심해야겠다.
그래도 마지막 날 저녁에 아팠으니 망정이지 여행 중간에 이랬으면 크흑.. 생각하기도 싫다.
마지막 날 배가 아파서 고생은 했지만, 션파와 나 둘 다 이번 여행 무척이나 만족했다.
생각보다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았고 가성비 짱인 여행이어서 만족도 두 배였다.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끊었고 호텔비, 교통비를 빼면 추가로 더 든 여행경비라곤 식사 비용 정도인데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여행 전체 든 경비가 얼마 되지 않는다. 여행 마치자마자 또 가고 싶어진다.
PS. 앞으로 여행 갈 때 지사제, 복통 약 앞으로 꼬박꼬박 잘 들고 다닐 듯! 그리고 커피는 역시 Hot!! 이지.
여기가 다낭 라운지
베트남 만병통치약인가 보다.
이걸 건네주었다.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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